생일 전이면 항상 우울하다.
어렴풋이 이유를 알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아 외면하고 마는 생일 우울증.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참 쉽지 않다.
생일은 신랑이 일하는 날이라 생일 전날 신랑과 집 근처 프렌치 레스토랑에 갔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예약했다고.
우울한 데다 임신으로 입을 옷도 마땅찮고 눈은 부어서 쌍꺼풀도 없어지고(쌍꺼풀 하나에 얼굴이 왜 이렇게 못나지는지...) 기분이 바닥을 쳤지만, 신랑 기분까지 망치고 싶지 않아서 애써 웃으며 갔다.
다음 날 출근해야 되고 지나다가 한 번 가보자는 이야기도 했어서 가까운 곳으로 예약했다고 했다.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논알코올 맥주를 시켜서 마시고 식사했다.
역시 논 알코올 맥주는 별로 맛이 없었다.
맛있는 생맥주 마시고 싶다.
새우는 말할 거 없고 내가 좋아하는 램.
오랜만에 먹어서 좋았다. 맛있어.
식사를 마치고 계산하는데 깜놀.
생각보다 비쌈. 이 돈이면 고베 시내에 야경 좋은 데서 먹고도 남겠네...
시골 프렌치 레스토랑인데 왜 이렇게 비싸.
신랑이 계산했지만 좀 아까웠다.
그래도 생일이라고 챙겨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