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유로운 아침을 맞았다.
혼자 있을 때는 정말 정신없이 대충 아침 겸 점심을 먹는데 신랑이 있으니 여유롭다.
먹을 틈이 없었던 복숭아와 사과도 꺼내서 먹는 아침 식사.
밖에서 점심 먹을 거라 간단히 먹었다.
아침 먹고 예상치 못한 대청소로 시간을 많이 소모해버렸다.
예방접종 예약 시간 전에 아카짱 혼포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야 해서 서둘러야 했다.
물티슈랑 이불 세트, 외출용 분유 스틱을 샀다.
거의 모유를 먹이고 있어서 필요 없을 거 같은데 만일을 대비해서 샀다.
스틱이라 오래 되도 괜찮으니까..
집에 있는 깡통에 든 분유는 개봉 후 한 달 이내에 먹어야 해서 아깝지만 이번에 딴 건 거의 안 썼는데 버려야 할 듯.
누구 줄 사람 있으면 주고 싶은데 아는 사람이 없다.
이불은 고민하다가 미피 그림이 그려진 하얀 색 오리털 이불.
급하게 샀는데 귀여워서 마음에 든다.
병원 예약 시간이 있어서 바빴다.
결국, 점심은 퍼스트 키친에서 햄버거로 대충 때웠다. ㅠㅠ
첫 예방접종이라 걱정이 앞섰다.
이 날 한 예방접종은 로타바이러스, 페렴구균,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세 종류.
로타바이러스는 나라에서 지원해 주지 않지만 하는 게 좋다고 해서 했다.
양쪽 다리에 주시 한 방씩 맞고 로타바이러스는 마시는 거였다.
주시 맞자마자 막 울어서 가슴이 아팠다.
나도 눈물이 찔끔.
금방 그쳤지만, 마음이 아팠다.
앞으로 몇 번 더 맞아야 해서 걱정이다.
첫 예방접종이라 몸 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30분 정도는 병원 근처에 있으라고 해서 병원에서 30분 정도 있었는데 괜찮아 보여서 집에 왔다.
저녁에 갑자기 막 울어서 안아서 달래도 울고 젖도 안 물고 울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때까지 이런 적이 없어서 걱정도 되고 놀라고 등에 땀이 났다.
저녁이나 밤에 이유 없이 우는 애들이 있는데 그럴 때는 밖에 나가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신랑이 안고 밖에 나가니 울음을 그치고 잠이 들었다.
그래도 눕히면 또 막 울어대서 두어 시간은 내가 아기띠하고 안아줬다. 자다가도 몇 번이나 찡찡거렸다.
집에 수박이 똑 떨어져서 수박 사러 아기띠를 하고 신랑이랑 집 근처 슈퍼에 갔다.
임신하고서부터 수박이 너무 좋아졌는데 애 낳았는데도 수박이 너무 맛있다.
복숭아를 제일 좋아했는데 요즘엔 수박이 제일 좋다.
수박은 몇 달째 거의 매일 먹는 거 같다.
살랑살랑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시호도 밖에 나오니 잘 잤다.
저녁은 피곤하니 입맛이 없어서 시원하게 소면.
신랑이 만들어줘서 히야시 소면이랑 오추겐으로 받은 햄을 먹었다.
처음으로 2층 침실에서 신랑이랑 시호랑 셋이서 잤다.
매일 에어컨 키고 있다가 바람이 좋아서 창을 열고 누워있으니 벌레 우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 불어들어와서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