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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쓸쓸하다

페이스북에서 친구가 독일 여행을 간 사실을 알았다.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삶을 공유하지 않는다.
주말엔 무얼 했는지 최근 관심사는 무엇인지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비단 이 친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렇다.
누구보다 가까웠던 친구들이 점점 더 멀어져간다.
더욱 슬픈 것은 이제는 서로 관계를 지속시키려는 노력마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 며칠간 나는 너무 쓸쓸했다.

집에서 시호를 돌보며 어리둥절해 질 때가 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생활하고 있는 지금 내 삶이 너무 낯설어서 마치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치기해서 들어온 느낌이다.
내가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거지?
나는 결혼도 육아도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어느 순간 둘 다 이뤘다.
내가 상상한 내 삶과는 꽤 다른 현실.
얻은 것이 너무나 크고 많지만, 마음 한켠의 허무함과 허전함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누구보다도 나를 이해하려는 신랑이 있지만 때때로 거대한 해일같이 밀어치는 고독이 나를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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