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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시호 8개월

시호가 태어난 지 8개월째.
애 보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서 내 시간이 별로 없다.
뭔가 하고 싶은데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끝나는 하루.
우울하다.

시호는 이제 잘 기고 혼자서도 잘 앉아있는다.
만지면 안 되는 거는 어찌나 잘 아는지 바닥에 깔아둔 매트나 콘센트 선 같은 것을 빤다. ㅠㅠ
안돼라고 하면 씨익 웃으면서 계속하고 내가 없는 데서 만지면 안 되는 걸 빨다가 내가 이름을 부르면 온몸으로 깜짝 놀라는 걸 보면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은 있는 듯하다.

잠도 잘 자는 편이고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말도 많이 한다.
웬만하면 보채거나 우는 일도 없어 키우기 수월한 순한 아이임에 틀림없는데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
그래도 처음 태어났을 때 생각하면...
신생아 때부터 한 5개월 정도 까지는 정말 미칠 거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잘만 키우는데 난 이렇게 순한 아기인데도 너무 힘들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아기한테 화내고 소리치고 엉덩이도 때린 적이 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아기 낳고 갑자기 내 상황이 너무 변해서 힘들었다.
난 내가 통제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상황을 좋아한다.
내가 생각한 타이밍에 내가 원하는 순서대로 움직이고 계획한 대로 진행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기를 낳고 나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내 계획대로 내 예측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너무 큰 스트레스였다.
그걸 포기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가끔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할만해 졌다.
다시 신생아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거 같다. 어떻게 견뎠나 싶을 정도.

이유식도 이제 중기로 들어서서 조금씩 입자를 크게 해 주고 있다.
지금까지 소고기 양배추 감자 고구마 브로콜리 완두콩 두부 당근 시금치 코마츠나 양송이버섯 등.
또 먹은 게 뭐가 있었지...?
새로운 걸 또 뭘 먹어야 되나 매번 고민.
이유식 만들기 너무 귀찮고 힘들다.
급할 때 먹이려고 시판용 이유식을 샀는데 맛도 없고 시호가 거부.
자세히 보니 소금이랑 설탕 등 조미료가 들어가 있어서 시호가 먹어도 이제 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과자도 사서 하나 먹여보니 싫어했다.
남은 거 내가 먹었는데 맛이 없고 이상했다.
6개월 아기용 과자인데 설탕 소금이 들어가 있어서 남은 건 버려야겠다.
한국에서 언니가 보내 준 초록마을 과자는 소금이 미량 들긴 했지만 맛도 자극적이지 않고 쌀 본연의 고소한 맛이 나서 좋았다.
시호도 잘 먹는다. 과자는 한국에서 사 와서 먹여야지.

한국에서 사서 EMS로 받은 러닝 홈은 처음엔 잘 안 놀더니 요새 잘 논다.
근데 좀 불량이라서 속상하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이 제품 불량이 많은 듯.
고객센터에 문의라도 해 보려고 전화했더니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
조립 설명서에 제품에 붙어있는 테이프가 붙어있었는데 불량 반품 제품을 보낸 건 아닌가 살짝 의심도 가는데 배송료가 더 많이 들듯 하여 그냥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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